창립 30주년을 바라보는 벤쿠버 CBMC (기독실업인회)
CBMC는 “Connecting Business and Marketplace to Christ”의 약자로서 “비즈네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CBMC는 다음 세 가지 미션을 갖고 있다:
첫째, 전도와 양육이다. CBMC는 실업인과 전문인을 전도하고 양육하여 영적 재생산자로 세운다.
둘째, 리더십 개발이다. CBMC는 성경적 리더십을 개발하여 영적 비지니스 리더로 육성한다.
셋째, 일터의 변화이다. CBMC는 일터 현장에서 성경적 경영을 적용하여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이런 귀한 비전과 미션을 가진 CBMC는 세계 대공황이 시작되던 1930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시카고에서 평신도 실업인과 전문직 종사자들7명이 모여 시작한 것이 그 효시이다. 그로부터 90여 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는 20,000 명의 회원이 있으며, ₩미국 CBMC는 한국의 김장환 목사와 이동원 목사를 배출하였다.
한국 CBMC는 1952년 6.25 동란 중 임시수도이던 부산에서 미 군사고문단원이었던 힐(Cecil Hill) 대령이 황성주 박사에게 소개함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한국 CBMC에는 260여개의 지회가 있고, 8,000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CBMC가 보급된 전 세계 100여 나라 중에서 한국 CBMC는 가장 회원이 많으며, 세계 대회도 개최하였고, 국제 훈련센터도 건립하고 있다.
북미주 한인 CBMC는 1992년 LA에서 창립되었고, 현재 50개 지회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북미주의 여러 CBMC 지회들 중 밴쿠버의 첫 지회는 1992년 5월 한국 여의도 지회가 자매지회가 되어서 팬퍼시픽호텔(Pan Pacific Hotel)에서 200명의 VIP를 모시고 성대하게 창립되었다. 아마도 당시에는 교민 행사 중에 가장 성대한 행사였다고 생각된다.
창립총회를 한지 오래지 않아 제3차 북미주 대회를 밴쿠버에서 개최하였다. 당시 주강사는 김만풍 목사님이었는데 김 목사님은 “하나님의 기회를 준비하라”는 주제로 도전하셨다. 제3차 북미주 대회는 밴쿠버 지역의 여러 기독 실업인들에게 전도 및 양육 도전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캐나다에는 밴쿠버와 토론토에 2개 지회가 있는데 북미주 총회 총연회장 선출에서 2/3의 찬성을 얻어서 필자가 캐나다에 있으면서 제3대 북미주 총연 회장을 2년간 역임하였다. 밴쿠버에는 현재 5개의 지회가 설립되어 각 지역별로 열심히 사역하고 있다. 이들 5개 지회로 인하여 밴쿠버 CBMC는 북미주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CBMC 지회라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밴쿠버의 5개 지회들 중 금년 11월 11일에 첫열매 지회가 15주년 창립 축하모임을 갖는다. 첫 밴쿠버 한인 CBMC 지회를 세운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밴쿠버 CBMC가 세운 첫 지회가 벌써 15주년을 맞는 것을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북미주 한인 CBMC 사역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그 사역의 지경이 유럽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북미주 총연의 지원을 받아 필자를 중심으로 유럽에도 한인 CBMC 지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뒤셀도르프, 이탈리아 밀라노와 로마, 터어키 이스탄불과 소피아, 우크라이나 키에프, 오스트리아 비엔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벨기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러시아 모스크바 등 15개 지회가 창립되었다.
필자는 여러 유럽 한인 CBMC 지회를 창립하기 위해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그 중 런던 지회 창립을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가지 소개한다. 지회 창립을 위해서 런던으로 가야하는데 마침 85세의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을 거쳐서 어머니의 임종을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의사가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런던으로 출발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결국 어머니 귀에 대고 “천국에서 만나지요”라는 말을 남기고 런던으로 향하였다.
런던으로 가서 지회 창립을 마치고, 이어 파리 지회 창립을 위하여 출발했다. 그런데 파리 지회 창립 축사를 하는 도중에 어머니가 소천하셨다는 비보를 들었다. 필자는 축사를 하다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파리 지회 창립을 마치고 다시 밀라노 지회 창립을 위해서 마침 몽블랑이 보이는 어느 호텔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몽블랑의 눈 덮인 정상이 한국의 백운대를 연상케 하였는데 백운대는 필자의 어머니와 관련하여 잊지 못할 추억이 있는 곳이었다. 필자가 한국에서 청년 CBMC 회장 시절에 백운대 정상에 등산을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하산하면서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총각김치를 상자 채 두고 온 것이었다. 어머니의 총각김치를 생각하면서 다시 눈물을 흘렸다. 밀라노에 도착한 후에는 마침 주일이라 어느 한인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는데 마침 그 주일이 바로 어머니 주일이었다. 예배 시간에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헤어졌으나…” 를 부르면서 8남매를 오직 믿음으로 키워주셨던 자랑스러운 어머니를 생각하며 세 번째 눈물을 흘렸다.
유럽의 15개 지회에 더하여 필자는 일본 CBMC 지회를 세우는 데도 참여하였다. 필자는 일본 회사인 마루베니 상사에 20여년 간 근무했는데 그 때 일본 선교에 열정이 있어서 CBMC 동경 지회와 오사카 지회도 창립하게 된 것이었다.
돌아보니 필자가 어떻게 유럽에 15개 CBMC 지회와 일본에 2개 지회를 세우게 되었는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성령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서 CBMC 사역에 하나님이 필자를 귀하게 사용하여 주신 것이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CBMC 지회 창립을 위해 필자가 유럽과 일본을 다녀온 회수와 경비를 생각할 때 이것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 밖에 할 수 없다.
이제 밴쿠버 한인 CBMC 지회를 창립한지 3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CBMC 모임에서 강사로 수고해주신 여러 목사님들께 감사드린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신 조영택 목사님을 비롯하여 김철환, 천성덕, 홍성득, 박신일, 양승훈, 강철희 목사님 등 여러분이 CBMC를 말씀으로 이끌어 주셨다. 또한 실업인 전도를 위해 전도초청 만찬회에 미국 김춘근 박사님, 이랜드의 박성수 사장님 등이 강사로 수고해주셨다.
지난 29년간 밴쿠버 CBMC는 변함없이 조찬기도회와 성경공부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불과 몇 주 있지 않아서 CBMC는 1400번째 조찬기도회 모임을 맞게 된다. 생각해 보면 그 긴 시간 꾸준히 조찬기도회를 모일 수 있었다는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요 밴쿠버 CBMC의 자랑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10여년이 지나면 CBMC가 2000번째 조찬기도회 모임을 맞게 될 것이다. 필자가 그 때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이 건강을 허락해주시면 그 때에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를 돌아보는 작은 행사라도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른 막대기와 같은 사람을 불러주셔서 부족하지만 지난 몇 십 년 동안 CBMC를 통해 하나님 나라 사역의 일부를 담당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저자: 임정규 – 중앙일보 Vancouver)
[독자투고] 창립 30주년을 바라보는 벤쿠버 CBMC(기독실업인회) > LIFE | 밴쿠버 중앙일보 (joinsmediacanada.com)